섬세하고 자존심은 강한데, 남은 놀려도 되지만 자기는 놀리면 안되는 사람.
어제 스승의날 회식에 갔지. 그 중에서 어떤 남자아이(나이가 약 스물 두셋 정도?ㅋㅋ)랑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는데, 그게 참 마음에 남는다. 교수님을 희화화해서 웃자고 하는 소리를 교수님 안계시는 자리에서 본인이 했었고, 내가 그걸로 웃음소재를 삼으려 했기로소니 그렇게 정색을 하는걸 보고 내가 더 당황했다. 상황 설명이 별로인가?
우리 담당교수가 예전 어떤 회사 대표이사였는데, 그 사람한테 스승의날 선물을 뭘할까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, 걔가 거기 주식사자고 하더라고. 농담인건 알지만 선물하면 한번 크게 웃길 수 있는 부분이라,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지. 선물은 다른걸 샀고. 그런데 현장에서 분위기 띄운답시고 내가 그 얘기를 했다고 정색을 하는거야. 취했어요? 장난해? 이러더니 나중에는 나 누나랑 안 놀아도 놀 사람 많아. 같이 놀아도 별로 재미 없는데? 이러면서 대박 까칠하게 구는거지. 나름대로 오며가며 장난치며 재미있게 노는 편이었던지라 그 상황에서 좀 당황했어. 그래서 풀어주려고 사과하고 달랬는데, 좀 썩 탐탁치 않더라고;
그런 상황에 예전같으면 나도 같이 화 냈을텐데 나이가 들어서 너그러워져서 그런가 이제 참을만하다. 다만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으면 화를 먼저 냈을것을, 이제는 그냥 내가 조금 서운한 정도?
딱 서운한 정도. 이제 이걸 가지고 그 친구가 안 풀고 계속 꽁해있을 수도 있겠지만, 그것도 내가 감내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. 자존심이 강하고, 섬세하고. 자신이 웃음거리가 될 수 없음.을 표방하면서도 남의 이야기는 웃음거리로 만들 수 있는 사람.
그래 내가 지적할 수 있는 문제점은 그 정도인듯 ㅇㅇ. 자신이 웃음거리가 될 수는 없지만 남을 웃음거리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음. 그래서 만약 그 친구와 어색해진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아쉽지는 않을 것같아.